갈등과 대화, 분열과 연결 — 하나의 세계 안에 공존하는 두 얼굴

지금 이 순간

2025년 1월 24일.

어딘가에서 총성이 울립니다. 어딘가에서 미사일이 날아갑니다. 어딘가에서 아이가 울고 있습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이 순간에도.


댓글창의 전쟁

온라인 기사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댓글 437개.

첫 댓글: “이건 명백히 잘못됐다” 두 번째: “당신이 뭘 안다고” 세 번째: “전형적인 OO충” 네 번째: “신고했습니다”

437개 댓글 중 대화는 몇 개나 될까요?


저녁 식탁

아버지가 말합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딸이 대답합니다. “아빠는 몰라요.”

어머니가 끼어듭니다. “둘 다 그만해.”

아들은 이어폰을 낍니다.

네 사람이 한 테이블에 앉아 있습니다. 대화는 어디에 있을까요?


1914년 여름, 6주 만에 벌어진 일

오스트리아 왕세자가 사라예보에서 암살당했습니다.

한 달 후, 도미노처럼 무너졌습니다:

  • 오스트리아 → 세르비아 선전포고
  • 러시아 → 오스트리아 선전포고
  • 독일 → 러시아 선전포고
  • 프랑스 → 독일 선전포고
  • 영국 → 독일 선전포고

6주 만에 유럽 전체가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전쟁.

그 사이에 무엇이 끊어졌을까요?


회의실

10명이 모였습니다. 안건은 신제품 출시 일정.

A팀: “3개월 필요합니다” B팀: “1개월이면 됩니다” A팀: “품질 보장 못 합니다” B팀: “시장 놓칩니다”

CEO: “2개월로 하죠”

회의 종료. A팀과 B팀, 복도에서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여기에 진짜 합의가 있었을까요?


1962년 10월, 세상을 구한 13일

쿠바에 소련 미사일이 배치되었습니다.

케네디 대통령 앞에 놓인 선택지:

  1. 공습
  2. 침공
  3. 봉쇄
  4. 협상

13일간 세계는 숨을 죽였습니다:

  • 전쟁 가능성 90%
  • 핵전쟁 시 예상 사망자 2억 명
  • 매일 군부는 공격을 주장
  • 매일 케네디는 거부

13일째 밤, 그는 흐루쇼프에게 비밀 편지를 보냅니다.

“우리 둘 다 살 길을 찾자”

다음 날, 소련이 미사일을 철수했습니다.

무엇이 세상을 구했을까요?


SNS 타임라인

친구가 정치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당신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선택지:

  1. 반박 댓글
  2. 무시
  3. 친구 끊기
  4. 차단

당신은 3번을 눌렀습니다. 10년 우정이 클릭 한 번으로 끝났습니다.

대화를 시도했나요?


30만 년 전의 승부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이 만났습니다.

네안데르탈인:

  • 더 강한 힘
  • 더 큰 뇌
  • 추운 기후에 완벽히 적응
  • 결과: 멸종

호모 사피엔스:

  • 더 약한 힘
  • 더 작은 뇌
  • 결과: 생존

차이는 무엇이었을까요?

고고학자들이 발견한 것은:

호모 사피엔스는 서로 다른 부족과 교역했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70명 이상 집단을 이뤘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30명을 넘지 못했습니다.

더 강한 자가 졌습니다. 왜일까요?


부부

결혼 15년차.

남편: “당신은 항상…” 아내: “당신도 그렇잖아…” 남편: “내가 언제…” 아내: “맨날 그러면서…”

같은 대화가 15년째 반복됩니다.

둘 다 상대가 틀렸다고 확신합니다. 둘 다 상대가 안 듣는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맞을까요?


국경이라는 선

지도를 펼칩니다. 수천 개의 선이 그어져 있습니다.

이 선을 넘으면:

  • 다른 법, 다른 언어, 다른 화폐
  • 때로는 총격

하지만 선 양쪽의 사람들은:

  • 같은 공기를 마시고
  • 같은 태양을 보고
  • 같은 별 아래 잠듭니다

그런데 싸웁니다. 왜일까요?


침팬지 vs 보노보

침팬지: 폭력적, 엄격한 위계질서, 수컷 지배, 영역 전쟁

보노보: 평화적, 유연한 사회 구조, 암컷 중재, 갈등을 친밀함으로 해결

DNA 차이: 단 0.4%

같은 조상, 다른 선택.

무엇이 달랐을까요?


사무실 복도

두 동료가 지나칩니다. 눈도 마주치지 않습니다.

3개월 전까지 친했습니다. 승진 경쟁 이후 말을 안 합니다.

둘 중 한 명은 이미 이직 준비 중입니다.

회사는 압니다. 회사는 아무것도 안 합니다.

누가 손해일까요?


냉전의 역설

1947-1991, 44년간:

  • 미국과 소련은 직접 싸우지 않음
  • 하지만 대리전 수십 건
  • 핵무기 수만 발 제조
  • 인류는 여러 번 멸종할 뻔함

직접 대화는 거의 없었습니다.

핫라인이 설치된 것은 쿠바 위기 이후. 44년 중 21년이 지나서야.

왜 그렇게 오래 걸렸을까요?


모래밭의 진실

유치원 모래밭.

아이 A가 삽을 가지고 놉니다. 아이 B가 삽을 원합니다. 아이 B가 빼앗습니다. 아이 A가 울면서 밀칩니다. 아이 B가 때립니다.

선생님이 옵니다. “왜 싸웠니?”

아이 A: “쟤가 먼저…” 아이 B: “쟤가 안 줘서…”

선생님: “같이 쓰면 되잖아”

아이들: “……”

어른들은 다를까요?


인터넷의 역설

1969년 설계 원칙: 검열 없음, 중앙 통제 없음, 누구나 연결 가능, 자유로운 정보 교환

2025년 현실: 에코 챔버, 알고리즘 분리, 필터 버블, 진영 논리

같은 인터넷. 다른 세상.

무엇이 바뀌었을까요?


가족 단톡방

10개 메시지. 아무도 읽지 않음.

명절 날짜 조율. 3일째 답장 없음.

결국 엄마가 일방 통보합니다. “그날로 합니다”

누가 불만일까요? 모두. 누가 말할까요? 아무도.


질문들

전쟁터의 군인과 댓글창의 당신.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침팬지는 싸우고 보노보는 화해합니다. 0.4% 차이. 우리는 어느 쪽일까요?

30만 년 전 호모 사피엔스는 살아남았습니다. 더 강해서가 아니라, 무엇 때문이었을까요?

케네디는 전쟁을 막았습니다. 군부의 만류를 뿌리치고. 무엇으로 막았을까요?

당신의 친구, 당신의 가족, 당신의 동료. 싸움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왜 싸우는가

이 질문에 답은 없습니다. 아니, 답은 우리 각자가 만들어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총성이 울리고, 댓글창에서 싸움이 벌어지고, 식탁에서 침묵이 흐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선택이 있습니다.

대화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이해하려 할 것인가, 단정 지을 것인가. 손을 내밀 것인가, 등을 돌릴 것인가.

0.4%의 차이가 침팬지와 보노보를 갈랐습니다. 13일간의 대화가 핵전쟁을 막았습니다. 협력이 호모 사피엔스를 살렸습니다.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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